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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동물 ∙ 곤충의 정명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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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6월 7일
    강원도 평창군

    작년에 딱 한번 울음소리를 들었던 세모배매미를 만나기 위해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햇볕이 쨍쨍 내리쬐내요. 룰루 랄라~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가면서 점점 고도가 높아지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유력하게 생각했던 한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이동하는 도중 작년에 세모배매미 암컷을 우연히 발견한 무덤가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아직은 이른지 풀매미의 울음소리만 1~2마리 들려오더군요.

    1. 아래는 세모배매미가 있을 것 같은 경사가 매우 심하고 참싸리나무가 많으며 주변이 탁 트여있는 곳입니다. 녹색의 나무들이 참 상큼히죠?^^;

    천천히 올라가 봅니다. 풀벌레 소리 하나 안 들리고 바람만 요란하게 부내요. 정상에 도착하였으나 아무것도 못 보았내요...(결국 이곳은 헛탕! ㅠㅠ)
    아쉬움을 뒤로하고 작년에 세모배매미 울음소리를 들었던 두번째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2. 두번째 장소는 무덤을 중심으로 주변이 온통 풀로 뒤덮여 있으며 무덤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주변이 탁 트인 곳입니다.

    무덤가 여기저기에서는 풀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칫,칫,칫,칫,칫 치짓, 좀매미류는 우는 패턴이 단순하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거 같아요.^^ 무덤가 주변을 탐사하던 도중 매미 탈피각 하나를 발견했내요. 그런데 풀매미 탈피각보단 커 보입니다.
    (나중에 세모배매미를 채집한 후에 이 탈피각이 세모배매미의 탈피각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풀매미 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를 제외하곤 아무소리도 들리질 않내요. 귀를 더욱 더 쫑끗! 세웠지만 역시나...
    세모배매미는 아직일까??? 에이, 풀매미나 관찰하자~ 하고 풀매미 사진 및 동영상 촬영에 임하였습니다.

    3. 위에서 내려다 본 풀매미입니다. 역시 깜찍하지요? ^0^

    두시간 정도를 그렇게 풀매미를 관찰하고 쉬기를 반복하다가 여긴 아닌가 싶어서 발걸음을 옮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는 키 높은 나무에서 작년에 들었던 세모배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이---------------- 씨익! 지이---------------- 씨익!
    살금 살금, 소리가 나는 나무로 가서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너무 복잡해서 보이는건 나뭇가지요, 나뭇잎이내요...
    울음 패턴을 서너번 정도 하더니 다시 조용해 집니다. 인기척을 느낀것일까요? 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허기와 갈증을 채워봅니다. "아, 언제 다시 울까???" 하던 찰라에 다시 울음소리가 들려오내요.
    우선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소리가 나는 곳을 집중해서 보니 저~ 높은 나뭇가지에 조그마한 매미의 형체가
    보입니다. 포충망을 펼쳐서 살짝 건들여보니 앗! 다른 곳으로 날아가내요... 분명 매미였습니다. 또 다시 고요해 집니다. 저도 또 다시 기다려 봅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울음소리가 들려오내요. 역시 위치 파악이 안되 동영상이나 찍자 하고 촬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음을 하면서
    풀밭으로 내려와서 울음을 계속하는게 아닙니까? 살금 살금 포충망을 피고 가까이 가는데 인기척을 느끼고 무덤 뒤의 높은 나무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ㅠㅠ 비행거리는 대략 10m? 비행거리에 깜짝 놀랬습니다. 풀매미의 최대 비행거리보다도 약 2배나 긴 비행거리니 말이죠.
    세모배매미를 채집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ㅠㅠ
    그렇게 시간은 점점 흐르고, 울음소리는 계속 높은 나무에서만 들려오내요. 지쳐갑니다...
    늦은 오후 시간. 무덤 주변을 탐색하던 중, 매미로 보이는 녀석이 묘비에 부딪히고 주변의 꽃에 앉았습니다. 울음소리로 보니 세모배매미!
    가까이 다가가서 실체를 확인하려 했지만 좀처럼 눈에 띄질 않아서 포충망으로 확 낚아챘습니다. 잡혔을까? 잡혔을까? 포충망을 조심스레
    살펴보니 풀매미보다 조금 큰 난생 처음보는 매미가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세모배매미 수컷이였습니다!!!

    4. 나도 모르게 기쁨의 비명을 질렀습니다. 와아~~~ ^^;;;;;;(주변에 사람이 없었던게 다행;) 손으로 잡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세모배매미의 특징은 겹눈이 검정색이며, 등에는 아무 무늬가 없고, 배의 횡단면이 세모꼴입니다. 그래서 세모배매미라 부르지요.
    그리고 울음소리를 들어보니 지이---------------- 할 때는 작은 소리로 들리다가 마지막 씨익! 할 때 금속성 강한 소리로 들리는게
    특징이고요. 소리는 미약해서 주변에서 풀매미소리가 나면 듣기 어려울 정도랍니다.
    그렇게 한참 기뻐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좀 더 흐르니 갑자기 무덤 주변의 나무 여기 저기서 세모배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내요. 헉...
    아마도 세모배매미는 우는 시간대가 있는거 같습니다. 그 외에는 침묵하는 듯 하고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개체가 무덤 뒤의 높은 나무에서
    울고 있어서 채집은 커녕 생태사진 및 동영상 촬영도 불가하였습니다. 계속 높은 나무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몇몇 개체들이 낮은 나무로 내려
    와서 울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 녀석을 관찰했습니다. 지이-------- 씨익! 의 패턴을 많이 하지 않고 5회 내외로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반복
    하며, 나뭇가지와 나뭇잎 가리지 않고 앉는게 관찰되었습니다.
    한 녀석은 제가 가까이서 동영상 촬영을 하는데 갑자기 제 손등으로 날아와서 앉았었습니다.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는^^.

    5. 사진 한장 더 첨부해 봅니다. 횡단면이 세모꼴이라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아도 몸통에서 꼬리로 갈수록 좁아져서 세모로 보이지요?!

    세모배매미는 강원도 고지대의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개체수가 매우 적어 보호가 필요한 종입니다.
    제가 관찰 했던 서식지도 개체수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고요. 아직까지 멸종위기종2급으로도 지정이 되질 않아 보호가 매우 시급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세모배매미 관찰일지를 지금은 해외에 계신 국내 최고의 매미전문박사 이영준박사님께 제일 먼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