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민초’(民草)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수영의 ‘풀’이다. 나중엔 일어나 웃지만, 비를 몰아오는 마파람에 발밑까지 엎드려 울 수밖에 없는 힘없는 민초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질기디질긴 ‘질경이’라는 풀에서 본다. 질경이는 주로 길가에 줄기 없는 잎들이 서로 얼싸안고 “나 잡아 잡수!” 하는 양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자란다.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끈질기게 살아서 남는다. 그래서 밟고 밟아도 다시 일어서는 질긴 풀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 붙었다. 식물학자들이 확인한 바로, 질경이는 잎 조직이 질겨서 잘 찢기지 않으며, 생장점이 땅속에 있어 뜯겨도 견디며 다시 난다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도 질경이는 가난한 백성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게 하는 구황식물이기도 했다. 가난한 시절 멀건 죽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나이 드신 분들도 적잖은데, 요즘은 ‘참살이’의 한 방편으로 ‘질경이밥 하는 법’이 신문·방송에까지 돌고 있으니, 세월이 돌고 돎을 느낀다. 아이들은 질경이를 뿌리째 뽑아 제기를 차기도 해서 ‘제기풀’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요즘은 생태학교 학습 프로그램에도 등장한다. 한자말 이름은 ‘차전초’(車前草)인데, 말 그대로 ‘수레바퀴 앞에 있는 풀’이라는 뜻이다. 수레바퀴에 깔리면서도 살아남는 끈질김을 질경이한테서 본다. 북한에서는 ‘길짱구’라 부른다. 길에서 잘 자라는 풀이라는 뜻이니까 차전초와 뜻이 바로 통한다. 옛말은 ‘길경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
댓글 2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8 | 사진 | (팁)연꽃사진 찍기전에 [1] | 변산해풍 | 2007.07.12 | 2226 |
57 | 사진자료 | 캐논촛점모드 [5] | 금강초롱 | 2012.02.10 | 2106 |
56 | 일반자료 | 사진정보 보는 프로그램 [3] | 밤비 | 2008.01.14 | 2041 |
55 | 사진자료 | 사진의 기초 2 --- 용어정리(1) [8] | 초원 | 2007.12.31 | 2013 |
54 | 식물자료 | 풀꽃이름- 노루귀 [1] | 민들레 | 2007.02.28 | 1957 |
53 | 식물자료 | 풀꽃이름----뚱딴지 [2] | 민들레 | 2007.02.28 | 1936 |
52 | 일반자료 | 3회 사진전 팜프렛 [2] | 민들레 | 2010.11.16 | 1910 |
51 | 원색대한식물도감 | 민들레 | 2007.02.21 | 1909 | |
50 | 漁 類 圖 鑑 (어류도감) 230種 [5] | 지리산인 | 2007.07.18 | 1888 | |
49 | 식물자료 | 한국 특산식물의 현황과 분포지역 | 민들레 | 2007.06.03 | 1836 |
» | 식물자료 | 풀꽃이름--------질경이 [2] | 민들레 | 2007.02.28 | 1818 |
47 | 추천도서 | <야생화 촬영법> 및 <봄꽃 쉽게 찾기>출간 이벤트 진행 중 입니다. [7] | 돌부처 | 2008.05.02 | 1798 |
46 | 식물자료 | 천마산의 봄꽃 [5] | 관리자 | 2008.04.22 | 1750 |
45 | 곤충 | 꽃등에이야기... [6] | 붉은점 | 2007.05.19 | 1719 |
44 | 곤충 | 온난화에 등떠밀린 북방나비 [2] | 민들레 | 2007.06.06 | 1719 |
43 | 정보 | 꿀벌이 사라지고 있어요 / 오마이뉴스 | 느티 | 2007.04.26 | 1659 |
42 | 일반자료 | 욕망하는 식물 [3] | 쇠뜨기 | 2008.03.13 | 1649 |
41 | 식물자료 | 국가표준식물목록의 변동내용 [2] | 민들레 | 2007.06.05 | 1627 |
40 | 식물 | 박상진 교수의 버드나무 이야기- [2] | 민들레 | 2007.03.05 | 1620 |
39 | 봄에 피는 우리꽃386 | 민들레 | 2007.02.21 | 1555 |
여기서 그 심오한 뜻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차전초.. 기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