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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취 2009.08.14 22:59 조회 수 : 986


제주섬 인동초




 


나무도 아닌 것이


넝쿨도 아닌 것이


한라산 마루


하얀 얼음 눈꽃이 되어


찬 비 매운 눈을

겨우내 참아내고

숨죽여 웅크려 봄을 넘기며

무더위 여름 땡볕

모질게 견뎌내고

이제야

비로소 은방울 금방울로

꽃망울 내민

내 아내 같은 인동초

 














백록담에 이르러


 

솔향기 물씬 나는 향긋한 성판악

가까이 와서 쳐다보는 노루 한 마리

한라산 중턱 진달래 꽃밭에 앉아

불처럼 타는 목으로 시원한 물맛을 봅니다.


 

휘이이- 휘리릭 휘휘. 휘파람새

휘- 휘- 휘- 휘-. 붉은머리뻐꾹새

찌르르르- 찌르르르- 찌르라기새

온갖 새들 벗을 삼아 쉬엄쉬엄 가다가

무거운 삶의 짐을 산속에다 잠깐 벗어놓고

그림 무늬 아로새긴 온갖 구름 내려다보며

말을 타듯 구름 타고 올라갑니다.


 

벗어버린 비자고목 지팡이 삼아

한 발 한 발 내 발을 내딛노라면

내 삶은 어느덧 한라산에 이릅니다.


 

천상(天上) 아래 우물 백록담엔

창공 아래 맑은 연못 가운데로

물을 길러 하강한 선녀들이

손에 손을 잡고 수런거리며

천상의 언어로 노래합니다.


 

사향 같은 그녀들의 선향(仙香)을 맡고

하늘 우물 옥계(玉界)의 물맛을 보면

난 이제 되었네요, 바야흐로 신선(神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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