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도 아닌 것이
찬 비 매운 눈을
겨우내 참아내고
숨죽여 웅크려 봄을 넘기며
무더위 여름 땡볕
모질게 견뎌내고
이제야
비로소 은방울 금방울로
꽃망울 내민
내 아내 같은 인동초
백록담에 이르러
솔향기 물씬 나는 향긋한 성판악
가까이 와서 쳐다보는 노루 한 마리
한라산 중턱 진달래 꽃밭에 앉아
불처럼 타는 목으로 시원한 물맛을 봅니다.
휘이이- 휘리릭 휘휘. 휘파람새
휘- 휘- 휘- 휘-. 붉은머리뻐꾹새
찌르르르- 찌르르르- 찌르라기새
온갖 새들 벗을 삼아 쉬엄쉬엄 가다가
무거운 삶의 짐을 산속에다 잠깐 벗어놓고
그림 무늬 아로새긴 온갖 구름 내려다보며
말을 타듯 구름 타고 올라갑니다.
벗어버린 비자고목 지팡이 삼아
한 발 한 발 내 발을 내딛노라면
내 삶은 어느덧 한라산에 이릅니다.
천상(天上) 아래 우물 백록담엔
창공 아래 맑은 연못 가운데로
물을 길러 하강한 선녀들이
손에 손을 잡고 수런거리며
천상의 언어로 노래합니다.
사향 같은 그녀들의 선향(仙香)을 맡고
하늘 우물 옥계(玉界)의 물맛을 보면
난 이제 되었네요, 바야흐로 신선(神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87 | 사진 올리기 연습[1] [3] | 수리취 | 2009.07.21 | 827 |
3686 | 당신은 부처님 | 호남제일문 | 2009.07.25 | 924 |
3685 | 산상의 여름화원을 추천합니다 [5] | 청정선인 | 2009.07.27 | 935 |
3684 | 니콘 앵글파인더 DR-6의 새로운 주인을 기다립니다. [2] | 변사또 | 2009.07.30 | 861 |
3683 | 좋은 책 추천부탁드립니다 | 호남제일문 | 2009.08.09 | 942 |
3682 | [re] 좋은 책 추천부탁드립니다 | 민들레 | 2009.08.09 | 851 |
3681 | 정말 정말 오랫만에 인사 올립니다~ [1] | 한쪼리 | 2009.08.14 | 820 |
» | 제주 올레 걸으며 [2] | 수리취 | 2009.08.14 | 986 |
3679 |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에러 멧시지가 뜨네요~~ 확인 바랍니다. [5] | 맑은영혼/마용주 | 2009.08.20 | 865 |
3678 | 보선님, 맨날배고파님 정회원되심을 축하합니다. [7] | 민들레 | 2009.08.23 | 902 |
3677 | 들꽃맞이 접속을 위한 회원님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2] | 변사또 | 2009.08.25 | 1014 |
3676 | 다람쥐님..꼭 보시고 답좀 주세요 [4] | 솔섬 | 2009.08.26 | 1355 |
3675 | 오래만에 인사 드립니다 [6] | 논두렁산적 | 2009.08.26 | 915 |
3674 | [re] 오래만에 인사 드립니다 | 민들레 | 2009.08.26 | 766 |
3673 | 캐논 백마크로(100mm macro L is)신형렌즈에 대한 정보 [8] | 맑은영혼/마용주 | 2009.09.01 | 1186 |
3672 | 내일 번개 함~ 할까요^^ [9] | 민들레 | 2009.09.04 | 998 |
3671 | 「대한민국 10만 가지 보물이야기 사진 공모전」 [8] | 느티 | 2009.09.04 | 993 |
3670 | 105MICRO 와 60MICRO 비교해주실분 [10] | 청정선인 | 2009.09.05 | 1649 |
3669 | 진교를 찾아서 [6] | 맑은영혼/마용주 | 2009.09.12 | 1380 |
3668 | 오준규사진전 [8] | 피조물 | 2009.09.20 | 933 |
인동초 마지막 행이 아주 좋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은방울 금방울로
꽃망울 내민
내 아내 같은 인동초.
별꽃님도 잘 지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