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엄사 대웅전 앞에 동·서로 서 있는 쌍탑 가운데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탑으로,
동탑이 아무런 조각이 없는 반면 서탑에는 조각과 장식이 가득하다.
2단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아래층 기단 각 면에는 안상 속에 12지신상을 방향에 따라 배치하였고,
윗층 기단은 각 면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을 본떠 새겼다,
두 면에는 8부신중을 조각하였고,
탑신의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하나의 돌이며 몸돌에는 각 층 모서리에도 기둥 모양을 본떠 새겨 두었다.
1층 몸돌 4면에는 4천왕상을 조각 배치하였다.
지붕돌은 각 층마다 밑면에 5단의 받침을 갖추고 처마밑은 수평이 되게 하였다.
머리장식으로는 2층의 단이 있는 받침 위로 보주(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가 놓여 있다.
석탑의 형태는 높고 가파르면서도 상하의 체감비율이라든지,
지붕돌을 경쾌하게 처리한 수법 등이 잘 조화되어 우아한 기품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아래층 기단의 12지신상 조각은 석탑에서 흔하지 않은 예의 하나이다.
위·아래층 기단과 1층 몸돌 세 곳에 나타난 조각상은 그 배치에 보다 신중을 기하였고,
특히 12지신·8부중·4천왕 모두 불교의 수호신적 기능을 지닌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탑 안에 모셔진 사리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각상을 각 부분에 새긴 점이나, 지붕의 조형이 보다 유연한 느낌을 주는 점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인 9세기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보물 제 133호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정리 화엄사 소재.
비가 오는 날 방문하여 사진이 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