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집 주변과 가까운 산어귀에서 본 봄을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오늘 단어 하나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다'입니다.
'그림을 그리다'라 할 때 흔히 쓰는데,
'(과거나 미래의 일, 그 모습 따위를) 상상하거나 회상하다'는
의미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추위가 한창인 한겨울 한복판을 지나며 봄을 기다리는
지금의 심정을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겨우내 꽃을 보지 못했으니 성급하게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때로
아직 잔설이 쌓여 꽃이 있을리 없는 들이나 산으로 나가게 되지요.
꽃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카메라에 저장된 파일을 열어 꽃 사진을 봅니다.
사진 속의 꽃을 보면서,
지난봄에 찾아갔던 계곡이나 산등성이도 생각나고,
그곳에서 보았던 여러 바람꽃이나 제비꽃도 아른거리고,
얼레지, 복수초 꽃잎이 햇살을 받아 피어나는 광경도 떠오르고,
귀한 꽃을 만나 도무지 가라앉지 않고 들뜬 두근거림도 있었던,
겨우내 봄을 기다렸을 벌과 나비도 가까이 날던,
그 지난봄을 회상하게 됩니다.
이렇게 지난봄을 돌이켜 생각하다 보면
잠잠해질듯 하던 그리움이 오히려 커져가고,
꽃과 나비 그리고 햇살과 바람으로 소란스러울 봄의 숲속도 상상하게 됩니다.
꽃들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봄을 그리고 있겠지요.
풀들은 여전히 찬 기운이 넘치는 땅속에서 뿌리만으로도 봄을 추억할테고,
어떤 나무에서는 솜털이나 비늘조각 속 꽃봉오리로 소란스러울 봄을 기다리고요.
오늘은 꽃과 함께 봄을 그려보았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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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다운 눈을 직접 보고, 밟아도 보고 하얀세상을 반갑게 지내면서 끝콩님의 글을 보고 무심코 아파트 조경을실피니 나무들의 꽃눈이 이리저리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 겨울은 한참 먼 것 같은데 가까이 오고 있네요.
봄을 기다리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